낙농목장

인사이트줌

 Dairy Farm Insight zoom

“IoT로 젖소 키워

우유 생산성 높였어요” 

 

월간낙농 이수연 기자

 

▲ 육영목장 양현덕 대표가 우사 앞에서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목장을 잘 운영하는 많은 낙농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있다. 바로 소에 대한 관심과 관찰이다. 이는 소에 관심을 갖고 자주 관찰할수록, 갑자기 소에게 일어난 문제를 빠르게 파악해 조치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빠른 대처능력이야말로 성공적인 목장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에 본지는 첨단기기를 활용해 정확한 관찰과 신속한 대처로 효과적인 목장경영을 하고 있는 낙농가를 만났다.

경남 산청시 금서면에서 육영목장(사육두수:120두, 쿼터:2톤159kg, 납유처:낙농진흥회)을 경영 중인 양현덕 대표는 다양한 IoT 첨단기기를 적극 이용하면서 낙농업에 대한 부담을 한층 덜어냈다. 향후에도 무리 없이 목장을 경영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  

▲ 양 대표는 라이브케어 바이오캡슐을 이용해 소의 체온과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다. 

특히 라이브케어의 바이오센서를 잘 활용하고 있는데, 바이오캡슐을 소가 삼키면 소의 반추위에 캡슐이 머무르면서, 이 캡슐에 내장된 센서가 소의 체온과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서버로 전송한다. 서버에서는 소의 정보가 담긴 데이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그래픽으로 만들어 목장주의 스마트폰 앱으로 보내주는 방식이다. 양 대표는 이것을 이용해 발정과 발병 여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그는 “바이오캡슐은 소의 체온부터 활동량을 휴대폰에 자료로 다 받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발정이 오면 발정 알람이 오고, 체온이 높아졌으면 열이 있다고 알람이 온다. 또 사료를 어떻게 먹었는지, 섭취량이 떨어졌는지 등을 알 수 있어서 편리하다”며 “특히 혼자서 소를 관리하는데 가끔씩 소를 관찰하지 못할 때도 발정이 언제 끝났는지 알 수 있어 언제 수정을 해야 할지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 양 대표는 바이오센서로 원인을 잡고, 혈액분석기로 확실한 결과를 알아내서 소의 질병을 치료한다. 육영목장은 이 방법으로 경제 산차가 많이 늘었다.

또 양 대표는 “소가 밥을 안 먹으면 무조건 식체라고 오해하는데, 캡슐덕분에 다른 질병일 경우도 발견한다. 발견하고 혈액분석기를 사용하면 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며 “이렇게 라이브센서로 원인을 잡고, 혈액분석기로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육영목장은 이렇게 바이오센서와 혈액분석기 두 가지를 활용해서 치료한 덕분에 경제산차가 많이 늘었다고 한다. 또한, 바이오센서를 도입 후 육영목장의 우유 생산량은 눈에 띄게 늘었다. 2016년 52만2천L에서 2018년 66만9천L로, 젖소 마릿수는 그대로인데 생산량은 30%가량 증가했다.

착유 후 데이터 분석…사료량 조절 용이

육영목장은 다른 목장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장치가 있는데, 바로 BCS측정기이다. 이 기기는 착유를 마치고 소가 나가는 통로의 카메라가 사진을 찍고 그 데이터를 분석한 뒤 환산해서 정수로 바꿔 자료로 나타낸다.

▲ 육영목장의 내부 모습. 

양 대표는 자신을 비롯한 수의사 및 사료회사직원의 BCS 기준이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이것을 사용했을 때 BCS측정기가 객관적인 하나의 정수로 나타내 정확한 수치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BCS를 판단할 때 오차가 없어 사료량을 조절하는 기본 자료가 된다고 말한다.

“도입하기 전에는 주관적인 눈으로 정했다면, 이제는 건유 후에 어느 정도의 점수대가 좋은지 자료가 나온다. 분만 후 측정된 BCS 수치대비 떨어졌으면 사료량이 적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수치를 보고 얼마 이하로 떨어지면 안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다시 얼마까지 회복시켜야 하는지 기준점을 알 수 있다. 객관적인 BCS점수를 제공해줘서 사료량 조절이 수월하다. 이 덕분에 유량이 늘었다.” 

양 대표는 이외에도 음수측정기, 고성능 CCTV, 초음파진단기를 이용해 효율적인 목장경영을 하고 있다.

▲ 양현덕 대표(오른쪽)와 거래처 직원이 개체관리표를 보면서 소 사양관리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 육영목장에 있는 CCTV는 확대를 하면 먼지까지 다 보일 정도로 성능이 좋다.

육영목장은 기본적으로 사료업체에서 제공하는 사양프로그램에 맞춰 사료를 주고 있다. 송아지가 태어나면 4~7일간 초유를 먹인 후, 30~40일간 분유, 어린송아지사료를 60일 동안 먹이는데 점점 양을 조금씩 늘이다가 소 체중이 800~1kg가 되면 중송아지사료와 조사료를 함께 급여하고, 5~6개월이 되면 큰 송아지사료를 급여해 각 시기별 알맞은 사료를 공급함으로써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때 조사료는 착유소에게 티모시, 라이그라스 헤이를, 건유소에게는 톨페스큐 헤이, 연맥, 클라인 중 2~3가지를 섞어 골고루 급여하고 있다.

이웃과 함께 더불어 가는 목장

육영목장의 번식은 양 대표가 직접 만든 소 개체별 현황이 나오는 엑셀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관리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통해 나온 자료는 사무실 책상위에 두고 매일 체크하면서 목장의 1년 계획이나 분만예정일을 확인한다. 양 대표는 이를 통해 번식일이나 수정일을 놓치는 소가 없다고 말한다.

양 대표는 “개체별 현황 자료를 토대로 수정일에 맞춰 직접 수정을 시킨다. 축산진흥원농업기술원에서 해주는 수정교육이 자가수정을 할 때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또 육영목장은 한 달에 한 번씩 수의사가 와서 번식진료를 하고 있는데, 수의사와 호흡이 잘 맞아 13년째 함께 하고 있다.

양 대표와 낙농과의 인연은 1995년부터 시작해 26년이 됐다. 처음 목장을 시작할 때는 양 대표가 직접 착유한 우유를 양동이에 담아서 옮겼었다.

축사가 점점 증축되면서 지금의 육영목장 모습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약 18년이 걸렸는데 축사의 모든 공간은 모두 양 대표의 손길을 거쳤다. 양 대표는 “목장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일은 축사를 지을 때였는데, 특히 용접하는 것이 제일 힘들었다”고 말했다.

앞으로 양 대표는 로봇착유기를 도입할 계획이다. 그래서 미리 로봇착유기에 대한 적응을 위해 육성우 비율까지 조정해 로봇착유기 도입에 대한 준비를 해뒀다.

▲ 육영목장 양현덕 대표(가운데)와 사료업체 직원들이 우사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우유를 생산해서 소비자의 식탁까지 가기 위해 젖소를 키우는 우리는 쉬는 날이 없어요. 그래서 1년 365일 매일 봉사를 한다고 생각하면서 일하고 있어요. 요즘 각종 규제와 민원으로 축산을 하기가 힘들어지는 상황인데, 근처에 사는 동네 이웃들과 문제없이 함께 잘 지내고 싶어요. 그래서 평소에 동네에서 일이 생기면 항상 먼저 달려가고, 주변 농가분들을 위해 퇴비도 무료로 나눠주고 있어요. 앞으로도 이렇게 주변 사람들과 함께 상생하면서 목장을 운영해 나가고 싶습니다.”

양 대표와 이야기하면서 느낀 점은 소의 현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엑셀 프로그램도 직접 만들어 자료로 정리해두고, 목장경영의 미래를 위한 그림도 이미 그려 놓은 듯했다. 또 낙농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현안과 지속가능한 낙농방법도 제시해 ‘낙농전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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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컨텐츠는 월간낙농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