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농장

인사이트줌

 Hog Farm Insight zoom

"다 때가 있다"

 

 

퓨리나 양돈판매부장 김유성

 

어느 해 보다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새벽에 농가 방문을 할 때면 농장 사장님들은 혹시나 돼지가 지쳐 있을까 혹은 사료는 잘 먹고 있을까 라는 걱정에 물은 잘 나오는지 니플을 하나씩 체크하시고 돈사별 환기량도 일일이 다니면서 점검하신다. 

현장에서 많은 농장사례를 경험하면서 진짜 생물을 키운다는 것은 쉽지 않다는 사실을 절감한다. 돼지를 키우는 일을 일반적으로 표준화를 시키기가 쉽지 않다. 큰 틀에서의 이론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농장에서 상황에 맞추어 그때그때 관심을 가지고 운영을 해주는 섬세한 관리가 필요하다.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는 생물인 돼지를 키우는 양돈업에서 우리가 경쟁력을 더 만들어낼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일까 고민해본다. 

치료 전에 예방을 생각하자

사료 회사에서 일을 하는 지역부장이자 수의사로서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면 현장에서 돼지가 아프면 치료를 하는 것이 아니라, 아프기 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영양을 먼저 생각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돼지가 폐사한 뒤에 부검을 하고 원인을 밝히고 처방을 내리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러한 힘든 과정을 거치기 전에 미리 예방을 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이 든다. 건강한 돼지는 어느 정도의 질병과 좋지 않은 환경도 잘 이겨낸다. 사람과 같이 돼지도 건강하면 웬만한 병은 이겨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료를 잘 먹지 못하면 면역력이 떨어져 질병이 걸릴 확률이 높아지고, 질병에 걸리면 더 못 먹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특히 어린 자돈 구간에서의 사료섭취량의 중요성은 이미 많은 논문과 실험을 통해서 알려져 있다. 

사진1: 건강한 이유 자돈

자돈 초기 성장 잠재력의 극대화

고객 농장에서 하는 활동 중 하나가 자돈의 체중을 재는 것이다. 생시 체중, 이유체중, 7주령 체중, 10주령 체중을 단계별로 계속 점검해 나가다 보면 어느 구간이 그 농장의 문제인지 파악이 가능하다. 초기 성장이 잘된 자돈의 경우 성장 곡선 그래프를 보면 퓨리나가 제시한 자돈의 성장곡선에 비교해도 차이가 없이 지체가 없는 성장을 보여준다. 

사진2: 자돈 성장을 측정하는 체중 측정 활동

농장의 저글링(공돌리기) 산자수와 자돈 체중

농장 사장님들이 생산성에 대한 고민을 시작할 때 처음에는 모돈이 새끼를 얼마나 많이 낳는지를 가지고 고민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농장에서 산자수가 많아지면 자돈이 작게 태어나게 되고 젖 먹는 힘도 약해서 포유기간 중 폐사도 늘며 이유 체중도 작아지게 된다. 최근에는 다산성 모돈이 도입되면서 산자수는 많이 늘어났지만 자돈이 늘어난 만큼 포유능력이 따라주지 못해 이유 체중이 7~8kg가 안되는 5kg미만의 자돈수가 늘어나고 있다. 농장의 포유 기간이 4주라고 생각해도 실제로는 24일 정도인 경우가 많았고, 모돈이 오랜 포유로 지치고, 빈 젖을 빠는 자돈도 생겨서 적절한 시기에 이유는 반드시 필요하다. 몇 년 전 복당 이유 체중 100kg 달성 캠페인을 했을 때 거의 모든 복이 달성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유두수가 많아도 달성율이 낮은 농장도 있었다. 하나를 신경 쓰면 나머지가 흔들리는 상황, 공이 떨어지지 않도록 계속 저글링을 해야 하는 것이 농가의 현실이다.

사진3: 자돈 성장을 측정하는 체중 측정 활동

이유 후 사료섭취량 올리기 

사람이나 돼지나 똑같다고 생각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잘 먹기 쉽지 않다. 안 먹으면 아프고 질병으로 이어지며 허약한 자돈의 경우는 폐사로도 이어진다. 

사진4: 이유 자돈의 스트레스

이유 자돈은 어미에게서 떨어지는 이유 스트레스, 낯선 환경 및 다른 돼지와 만나게 되는 합사 스트레스, 모유에서 고형 사료로의 전환으로 인한 스트레스 등을 한꺼번에 경험하게 된다. 그러면 이유 후 성장이 급격이 정체되거나 심지어는 체중이 줄어드는 V자 모양의 성장곡선을 그린다. 특히 이유 첫 1주일이 중요한데, 물과 사료를 잘 먹고 설사가 없으면 이후 자라는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사진5: 이유자돈의 목표 성장곡선과 실제 성장곡선의 차이

갓난 돼지의 초기 성장은 육성, 비육까지 영향

갓난 돼지 사료는 농장 총 사료량의 5~6%를 차지 한다. 많은 농가들이 자돈의 성장 잠재율을 높이기 위해 품질 좋은 사료에 투자하기 보다는 부가적인 약이나 첨가제에 눈을 돌리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물론 이런 부가적인 부분도 농장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자돈의 성장 기간은 사료를 먹는 만큼 크는 구간이며 지체가 없는 초기 성장은 향후 육성, 비육구간의 생산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므로 영양적으로 잘 설계된 고품질 사료를 급여하는 것이 농장의 수익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필자가 담당하는 파주지역은 겨울이 매우 춥다. 환절기나 겨울에는 농장 운영이 더욱 힘들어 진다. 어떤 고객께서는 윈치를 하루에 10번 이상씩 조절하시면서 돼지를 키워 내신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돼지 한 마리 한 마리에 정성을 다하고, 계획을 통해 필요한 곳에 투자를 하면서 사명감을 가지고 양돈업을 하시는 농가들이 많다.  

올해는 파주도 유례가 없는 더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벌써 환절기, 겨울철을 넘어 내년 여름을 걱정하시는 분도 계신다. 하지만, 어려운 순간을 잊을 수 있는 것은 열심히 일을 하고 아침 일찍 농장에서 사장님, 사모님과 함께 하는 식사시간이 아닐까 한다. 이 한 순간은 그 무엇과 바꿀 수 없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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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컨텐츠는 월간한돈에 기고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