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시장

인사이트줌

 Hog Market Insight zoom

"2018년 하반기 이후

돈가의 향방은?"

 

 

카길애그리퓨리나 양돈전략마케팅 이일석 이사 

 

녹음이 우거지고 논두렁에 풀벌레가 우는 7월은 본격적인 무더위와 습한 날씨로 돼지들의 스트레스도 쌓여간다. 하지만 늘 챙겨야 할 일이 많은 여름엔 다른 계절에 비해 2~3배 이상 많은 수익이 농장의 구석구석에서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어려움 앞에서 피하고 도망치기 바쁜 사람보다는 긍정적으로 즐기는 사람의 하루 해가 짧은 법 아니겠는가?!

한돈농가들은 지난 5년간 안정적인 곡물가격과 지속적인 소비 증가에 의한 고돈가로부터 높은 수익성을 유지해 올 수 있었고 최근 2세 경영으로 상당수 전환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 덕분에 노후된 시설이 개선되고 다양한 ICT 장비들이 시도되어 왔고 해마다 다산성 종돈 수입이 증가되고 모돈의 과감한 도태 갱신이 진행되는 등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다.

사육두수도 계속해서 증가되어 최근 1/4분기 통계청 발표 기준 11,156천두를 넘어섰다. 또한 모돈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여전히 추가적인 규모 확대가 진행 중이어서 앞으로도 당분간 사육두수 증가는 계속될 전망이다. 참고로 아래 모돈수의 변화 그래프는 이력제 기반의 통계이며 2017년 이전의 자료는 기존 통계 자료를 비교 추정하여 보정한 것이다.

그래프1) 지난 8년간 국내 모돈 사육두수의 변화

국내 생산량의 증가뿐만 아니라 최근 급격히 늘어난 돈육 수입량도 올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 하반기 돈가 하락을 최소화하기 위한 양돈수급조절협의회도 추진되고 있다.

게다가 국제 곡물가격 급등으로 인한 사료업체의 경영 악화가 최근 사료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고 농가 경영에도 미치는 부담이 커졌다. 따라서 여느 해와는 달리 농가들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의 관심이 올 하반기 양돈 시장 변화의 향방에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본론

올해는 여느 해에 비하여 돈가를 예측하는데 있어서 주요 선행 지표들의 변수가 제법 크고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간 수 차례 예측을 벗어난 결과들이 남긴 학습 효과로 인해 하반기를 바라보는 입장이 다소 난해하고 복잡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 동안 몇 년간 보여준 가파른 돼지고기 소비 증가가 공급 증가에 따른 돈가 하락 압력을 상쇄시키는데 큰 역할을 해왔으나 올해에도 과연 그럴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그래프2)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의 변화(최근 10년간)

지난 5월까지 상반기 등급판정두수는 총 7,324,018두로 전년 동기 대비 104.9%가 증가되었다. 이는 7개월 전인 지난 해 하반기의 포유모돈의 분만 자돈들이 출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당 구간의 포유돈 사료가 7.3% 증가된 추세와 잘 들어 맞는 결과이다.

그러나 지난 해의 경우 포유돈 사료 생산량은 5.1% 증가된 반면 7개월 후의 도축두수는 그에 못 미치는 1.3% 증가에 그쳤었다. 아마도 아래 표2)에서 지난 해 상반기 젖먹이 사료(초기 갓난돼지 사료)가 크게 늘어난 점을 볼 때 어린 구간의 폐사로 인하여 갓난돼지 사료 급여 일령이 길어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현장에서 지난 해 봄 환절기의 폐사율이 매우 높았고 이는 높은 모돈 갱신율로 인해 면역력이 약한 후보돈이 급증한 탓으로 생각된다.

즉, 작년 종돈 수입과 후보돈 분양이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임신돈 사료량의 증가가 미미한 상황을 볼 때 모돈의 증가보다는 저산차 모돈의 교체가 더 많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하반기의 도축두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포유돈 사료는 전년 대비하여 3.2%가 증가된 상황이다. 아마도 지난 겨울에 극심했던 PED의 영향을 고려할 때 포유돈 사료량의 증가분을 초과하는 도축두수의 증가를 예상하기는 다소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즉, 지난 해 동기 대비 3% 이내에서 소폭 증가되는 수준의 예측이 적절하리라 생각된다.

표1) 사료 생산량의 변화

최근 3년간은 후보돈의 급증으로 인해 모돈군의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이유 후 폐사율이 높아지고 생산성도 정체되어 있었던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아래 표에서 포유돈 사료량 대비 영향을 받는 도축두수 증가폭이 최근 2년 연속 떨어지는 것을 볼 때 전반적으로 농가들의 질병 피해가 크게 늘어 났음을 짐작케 하며 올해까지는 그러한 추세가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

다만 올 하반기 이후에는 최근 2~3년간의 높은 모돈 교체율에 따라 저산차 위주의 구성에서 벗어나 정체된 양돈 생산성도 안정적인 모습을 찾아가고 도축두수도 점차 빠르게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표2) 포유돈 사료 생산량과 도축두수 예측

수급을 결정하는 주 요인이 되는 돼지고기 수입량은 올해 5월까지 누적 226,216톤으로 재작년 동기 대비 163%, 작년 동기 대비 126%가 증가한 수치다. 올해 돈육 수입량은 과거를 통틀어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이 수입돈육의 재고가 빠르게 증가되고 있어 소비는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다.

반면 국내산 돈육의 경우는 지난 해 동기에 비해 재고가 낮아져 최근 4.9%라는 꽤 높은 수준의 도축두수에도 불구하고 반대 현상을 보이는 것은 한돈 소비가 아직 견고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래프3) 돈육 재고량의 변화

국내산 돼지고기의 소비 측면에서 여전히 나쁘지 않은 상황이지만 여름 이후 비수기에 접어드는 시점의 남북 경협, 금리 상승이나 경기 침체 등 정치 경제적인 변수와 함께 수입육을 포함한 다른 다양한 대체제의 소비 선호도 변화, 전염성 질병 또는 안전성 이슈와 같은 돌발 변수에 의한 큰 파급 효과가 가능하기 때문에 예측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존재한다.

그러나 최근 미국 금리 인상의 충격파가 본격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국내 대출 금리도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국내 경기를 침체시켜 가계 소비를 줄이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7월부터 300인 이상 기업에 도입되는 주 52시간 근무제로 인해 여가 시간이 늘어나는 반면 이른 귀가와 얇아지는 지갑이 소비를 늘리는데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당분간 올해 내에는 심각한 수준으로 도축두수가 급증하는 일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재까지 좋은 흐름을 보이는 국내산 돈육의 소비 기조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수 있을 지점치기는 쉽지 않다. 최근 재고가 급증하고 있는 수입육이 국내산 원료육을 대체하며 돈가 하락을 부추기고 위에서 언급한 몇 가지 부정적 요인들이 다소 불확실한 변수가 되고 있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필자가 전망하는 하반기 돈가는 다음의 그래프에서 보는 바와 같다.

전형적인 상고하저의 흐름이 여느 해보다 좀 더 뚜렷해 지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이 되며 대체로 돈가는 생산비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았다.

그래프4) 2018년 하반기 돈가 예측

맺음말

갈수록 심해지는 더위로 인해 성적 하락을 막아내기 위해 신경이 곤두서는 시기이다.

게다가 최근 본격화된 사료가격 인상과 더불어 하반기 이후에 예상되는 저돈가에 대해서 우려가 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좀 더 멀리 내다보는 양돈인이라면 미리 다양한 대비책을 점검하고 변화에 앞서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집중해야 할 것이다.

2016년도의 비육돈 두당 생산비는 우리나라 통계청 기준으로 평균 301,273원이며 이는 지육 kg당 3,600원(탕박 기준)에 해당한다. 여기에 최근 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사료가격 인상분이 더해질 경우 지육 kg당 생산비는 약 120원 가량 높아지게 된다.

많은 전문가들은 하반기 한돈 시장에 대해 낙관적으로 보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MSY 20두 정도의 성적을 확보할 경우 사업 외적인 비용 낭비가 문제 없다면 지육 kg당 3,500원 이하에서도 흑자 경영이 가능해져 안정적인 사업이 가능해 질 것이다. 

또한 올 한해 평균 지육가격으로 예상되는 4,209원/kg에서는 비육돈 두당 6만원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 본다.

표2) 농장 생산성에 따른 수익성 비교 

문제는 대한민국 평균 수준의 생산성에 해당하는 MSY 17두에 미치지 못하는 농가들은 생산비를 건지기가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따라서 농장의 수익성을 크게 판가름 짓는 여름철 사양관리를 철저히 하여 기초 체력을 잘 다져놓을 필요가 있다.

이번 여름이 앞으로의 변화를 준비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시기임을 잘 이해하고 직원들과 함께 목표 의식과 동기 부여를 통해 의미 있고 값진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지속가능한 양돈을 만드는

한돈인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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