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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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도 한돈산업 결산과

새해의 전망"

 

 

카길애그리퓨리나 양돈마케팅 이일석 이사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사상 최대의 도축두수와 수입육의 급증, 탕박 정산 체제로의 전환과 돈가 하락, 지지부진한 무허가 축사 적법화 문제, 고곡물가와 환율 상승에 따른 사료 가격의 인상, 극심한 폭염에 따른 생산성 하락, 중국의 ASF 발병에 따른 방역 위기 고조 등 축산업계는 그리 녹록하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

특히 이베리코 쇼크라는 말이 회자될 만큼 수입육의 고급화와 차별화 전략 마케팅은 수입육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꿔 나가며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가고 있다.

한편 농가들은 유럽의 다산성 모돈에 대한 높은 관심과 함께 유럽으로부터 종돈 수입도 크게 증가하였고 시설 개선과 규모 확대를 위한 투자도 적극적으로 하여 대한민국 양돈은 양적 질적으로 큰 변화를 가져온 한 해였다.

본 고에서는 지난 한 해 동안의 한돈 산업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한 해를 전망해 보고자 한다.

[본론]

2018년도 한돈산업 결산

올해 통계청에서 발표한 3/4분기 돼지 사육 마릿수는 1,164만두로 전년 동기대비 14만 7천마리(1.3%)가 증가하였고 모돈수도 1.1%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사육농가수는 6,196호(이력제 기반)로 전년 동기 대비하여 총 151개 농가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고 규모별로는 1,000두 미만의 규모는 261농가가 줄어들어 농가들이 사육규모를 늘리거나 폐업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그래프1] 사육 규모별 마릿수

[그래프2] 사육 규모별 농가수

올 한 해의 돼지 도축두수는 통계청에서 조사된 국내 돼지 사육두수의 증가율보다 3배 가량 높은 3.5%가 늘어난 17,300천두가 예상되며 10년 전의 도축두수와 비교하면 25.7%가 증가된 수치에 해당한다.

[그래프3] 돼지 도축두수의 변화

올해 9월까지의 전국 사료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가 증가하였고 특히 육성비육돈 사료의 급격한 증가는 최근 여름 이후 큰 폭으로 늘어난 출하두수를 반영해 주고 있다.

5월 이후 6개월간의 사육 구간별 사료 생산량을 살펴보면 전년 동기 대비하여 임신돈 사료가 3.5% 감소하고 포유돈 사료는 1.8%가 늘어났다. 이는 당분간 출하할 돼지는 다소 늘지만 내년 3~4월이후부터는 올 여름의 폭염에 의한 수태율 하락과 최근 임신돈 사료 생산량의 감소세가 도축두수에 점차 반영될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후보돈 사료 생산량은 해마다 높은 폭으로 증가되어 왔지만 임신돈의 증가로 이어지지 못한 데는 농가들의 수익 개선으로 인해 성적이 불량한 노산돈의 교체가 활발해지고 후보돈의 초종부 일령이 높아지면서 육성 기간이 길어진 탓으로 보인다.

[표1] 구간별 사료 생산량의 비교(최근 3년간 5~10월 기준)

특히 올해는 돈육 수입량이 지난 해 대비 18.7%가 증가된 43만8천여톤이 예상되어 역대 가장 많은 수입량을 넘어섰고 FMD 이후 처음으로 한돈의 시장 점유율 70% 선이 무너지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베리코 돼지고기를 포함한 스페인산은 전년 대비 무려 50% 가까운 증가율을 보였고 프리미엄 마케팅을 통해 한돈보다도 비싼 가격에 팔리는 등 수입육의 기존 이미지를 뒤바꿔 놓으며 한돈을 위협하고 있다.

[그래프4] 돼지고기 수입량의 변화

한편 한돈팜스 분석 결과로 본 한돈농가들의 성적표는 예년에 비해 그다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인 한 해였다. 특히 지난 3분기 성적은 극심한 폭염 속에 출하일령이 지연되면서 최근 3년간의 분기 성적 중 가장 저조한 MSY 16.8두를 나타냈다.

또한 모돈 수태율의 심한 하락과 함께 최근 PED까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면서 내년도 출하두수는 올해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든 상황이다.

[표2] 한돈농가들의 성적 변화 (출처 : 한돈팜스 2018년)

농가들의 생산성 격차도 크게 벌어져 하위 30% 농가들은 고돈가에도 불구하고 수익을 내기 힘든 상황으로 향후 급속도로 폐업이나 매각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질 것으로 예상이 된다.

[표3] 한돈농가들의 수준별 성적 (출처: 한돈팜스 2018년)

지난 한 해 농가들의 성적에 따른 생산 원가를 분석해 보면 MSY 17두, 사료효율 2.8을 기준으로 대략 3,700원/지육 kg(탕박 기준)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돈가는 전년도에 비해 지육 kg당 약 250원이 하락하는 추세로 농가들의 수익도 비육돈 두당 약 2만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래 돈가와 생산비 변화 그래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최근 들어 돈가 하락으로 올 들어 처음으로 생산비 이하의 돈가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생산성이 높은 농장의 경우 낮아진 돈가에서도 수지 균형을 어느 정도 맞춰 나가고 있어 성적 개선을 통한 비육돈 두당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저돈가에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래프5] 돈가와 생산비의 변화

올해 예상되는 돈가 4,389원(탕박, 지육 kg)를 기준으로 MSY에 따른 원가 분석을 해 보면 올 해 MSY 20두 가량의 양호한 성적을 내는 농가는 비육돈 두당 순수익이 10만원 가량으로 높은 수준이지만 MSY 14두 이하의 성적에서는 수익성이 거의 없어 생산성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여주는 것을 알 수 있다.

[표4] 양돈 생산성과 생산원가

2019년도 한돈산업 전망

지금까지는 농가들은 지난 5년 동안 지속되어 온 고돈가와 높은 진입 장벽, 그리고 사료가격의 하락에 힘입어 높은 수익을 영위해 왔고 농장의 가치도 크게 상승하였다.

그러나 최근 사료 가격 인상, 증가되는 분뇨처리와 악취 문제 해결 요구, 위탁사육비, 인력난, 시설 투자 비용 상승 등으로 인해 수익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년에는 과연 한돈 사업 환경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아래에 한돈 농가들의 경영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내년도의 돼지 도축두수와 수입량, 곡물가격, 질병 상황 그리고 경기 전망에 대해 살펴 보았다.

1) 도축두수 : 올 하반기의 임신돈과 포유돈 사료 생산량은 예년의 증가세와는 달리 오히려 전년 대비 약간 줄어든 상황이다. 즉, 내년 상반기까지의 도축두수는 올해 보다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 여름의 극심한 폭염으로 인한 수태율 저하의 여파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이며 내년도 도축두수는 17,300천두 가량이 예상되는 올해 수준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이 된다.

2) 수입량 : 돈육 소비는 해마다 증가되어 오고 있지만 소비량 증가의 많은 부분을 한돈이 아닌 수입육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올해 돼지고기 수입량은 사상 최대를 기록하였고 최근 9월까지의 수입육의 재고도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중국의 미산 돼지고기 수입 중단으로 이해 미국의 돈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고 미중 무역전쟁 협상이 쉽게 타결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내년에는 캐나다산 돈육의 관세가 없어지기 때문에 수입 여건은 올해보다도 한층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3) 곡물 가격 : 최근 주요 곡물 수출국들의 기후와 작황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고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곡물의 재고도 증가되어 내년 상반기에 국내에 들어오게 될 국제 곡물가격은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사료업체들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유가 상승에 따른 운임 조정, 내년도 상반기 환율 상승 전망, 과도한 출혈 경쟁 등으로 인해 경영 압박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4) 질병 상황 : 날씨가 추워지면서 조류독감(AI) 바이러스가 계속하여 검출되고 있고 PED도 최근 기승을 부리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는 상시적인 것으로 예년과 특별히 다른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올 여름 이후 중국에서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ASF가 내년의 국제 돈가를 상승시킬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가장 돼지가 많이 사육되고 있는 쓰촨성까지 확산되면서 큰 피해가 불가피해 질 전망이다.

5) 경기 전망 : 최근 미중 무역전쟁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투자도 위축이 되고 있고 국내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1월 중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율은 더 큰 폭으로 올라갈 예정이고 무역 전쟁을 완화시키기 위한 협상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6) 돈가 전망 : 내년도의 돈가는 국내 사육두수가 크게 증가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의 ASF가 어느 정도까지 확산되느냐에 따라 돈가를 크게 상승시키는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고 그에 따라 수입 돈육의 상황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내년의 경기 전망은 그다지 밝지 못한 상황으로 보이지만 전반적인 대내외적인 여건은 돈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래프6] 2019년 돈가 전망

이상의 내용을 정리해 보면 내년에는 올해에 비하여 크게 증가되지 않을 것이 예상되는 도축두수와 곡물가격의 안정세는 한돈농가의 경영에 긍정적인 요인이 되겠지만 수입육의 공세 강화와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국내 경기 침체 장기화 전망 등은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중국의 ASF는 국제 돈가에 큰 파급력을 가져올 수 있는 요인으로 국내 돈가의 상승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ASF는 국내에 유입될 경우 농가뿐만 아니라 산업 전체에 엄청난 피해와 혼란을 야기하고 궁극적으로는 한돈산업의 존폐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누구든지 ASF의 유입을 막기 위한 차단방역에 사활을 걸어야 할 것이다.

그림) 농장에서의 차단 방역 실천

[마무리하며]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새해는 모두가 잘 알다시피 황금돼지의 해이다. 돼지는 예로부터 행운과 재복을 상징하는 동물이라는 믿음 때문에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좋은 해라고 덕담을 나누고 결혼을 서둘러 하고 아이를 낳고 이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러한 돼지의 좋은 이미지와는 달리 한돈농가들은 점점 더 많은 변화와 도전을 맞이하고 있다. 농업 분야에서 농가당 소득이 가장 높은 품목이자,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한돈의 위상만큼 한돈농가들도 그에 맞는 더 큰 책임과 역할이 요구되고 있는 반면 앞으로 기업형 축산이나 수입육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농가들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도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겠지만 그 밖의 다양한 현안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지속적인 투자가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수익성 있는 양돈사업이 전제될 수 있어야만 한다.

이제 곧 새롭게 다가오는 황금돼지해에는 한돈농가들이 모두 생산성에서 크게 도약하고 지속 가능한 양돈사업을 위해 과감히 투자하여 미래를 준비해 나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

그림) 돼지꿈

 

지속가능한 양돈을 만드는

한돈인을 응원합니다!

이 컨텐츠는 월간한돈에 기고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