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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가장 비싼 영양소다"

 

 

㈜카길애그리퓨리나 양돈 마케팅 이사 이일석 

 

가정의 달이자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5월은 행락철이다. 여기저기서 축제가 열리고 다채로운 봄나물과 채소, 과일들이 싱싱함을 더해 볼거리와 먹을거리도 풍성해지니 서로 모여 즐기기에 더 없이 좋은 시기가 아닐까 싶다.

농가들은 이제 본격적으로 높아지는 돈가와 함께 해마다 조금씩 앞당겨지는 더위가 바쁜 걸음을 재촉하는 때이기도 하다.

지난 해 길고 극심했던 폭염으로 인해 여름을 앞둔 지금, 농가들이 준비하고 실행에 옮겨야 할 것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여유가 있던 돈방들이 요즘은 증가하는 이유자돈들로 점점 밀사도가 높아지고 환절기를 지나며 호흡기 피해를 입은 경우 출하일령은 눈에 띄게 증가되는 추세를 보이는 시기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런 문제들을 방치하게 되면 여름의 폭염 스트레스에서 피해가 가중되고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게 되기 때문에 우선 순위에 두고 집중해야 할 문제가 아닐까 싶다.

이번 글에서는 앞으로 다가올 여름을 대비하여 출하일령 개선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음수의 관리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음수 관리의 문제점과 개선을 위한 조치

돼지를 키우는데 있어서 필수적인 3가지를 꼽으라면 사료, 물, 공기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들은 또 양과 질의 문제로 볼 수 있고 많은 참고서에 돼지의 적정 일령별 기준들이 제시되어 있다.

사료의 품질은 농가의 의지로 관리하기가 어려운 면이 크고 공기는 눈에 쉽게 띄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관리적인 측면에서 볼 때 음수 관리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물의 문제는 사료섭취량 저하로 나타나기 때문에 오히려 사료의 문제로 접근되기 쉽고 공기의 문제는 콘트롤러의 온도를 지시하는 숫자를 보고 판단하기 때문에 상당히 큰 오류의 가능성을 갖고 있다.

게다가 물은 가장 ‘값싼’ 영양소라고 배웠고 돈을 주고 사는 것이 아니라 흔한 것이다 보니 신경 써서 관리하지 않는 경향도 있는데다 ‘예전과 별 차이가 없다’라는 생각을 갖는 문제이기도 하다.

음수라인은 한 번 설치해 두면 일상적인 관리의 대상이 아니다 보니 돼지의 성장에 문제가 생겨도 당연히 그 문제의 원인에서 제외시키는 경우도 있다.

물은 소홀해지기 쉬운 영양소이고 큰 대가를 치르는 원인이 되었던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지금까지 돼지가 제대로 크지 않는 많은 농장에서 확인된 결과들을 볼 때 물은 결코 ‘값싼’ 영양소로 취급될 수 없는 아주 ‘비싼’ 영양소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농장에서 음수 관리가 안되는 점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첫째, 아주 흔한 예로 부적절한 수압의 문제가 있다. 수압이 약한 이유는 시간이 지나면서 이끼나 이물질들로 니쁠이 막히거나 물 장난을 줄이기 위해 관리자가 일부러 수압을 약하게 조절해 놓는 경우가 있다.

수압이 약해지면 돼지들이 충분히 물을 섭취하기 어려워지고 음수 스트레스가 높아져 자연히 음수에 대한 의욕이 떨어지고 사료섭취량도 낮아지게 된다.

특히 음수라인이 길어지면 끝으로 갈수록 수압은 더욱 약해지게 되므로 돈방마다 돼지의 성장에서 차이가 벌어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표) 돼지의 음수 관리 기준 (출처 : 카길 환경관리 매뉴얼)

적절한 수압의 기준을 확인하고 니쁠이나 음수 라인을 청소하고 음수 파이프가 가는 경우 큰 규격으로 재설치 해주는 것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여름이 오기 전 음수라인의 바이오필름을 제거해 주는 것은 병원성 미생물의 증식을 막아주고 니쁠의 청소를 통해 원활한 수압을 유지해주는 좋은 방법이 된다.

일반적으로 그 중요성을 잘 인식하지 못하여 실천하지 않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청소를 하고 나서 보이는 결과는 큰 차이를 깨닫게 해 줄 것이다.

사진) 음수라인의 소독과 바이오필름 제거

둘째, 음수의 품질을 좌우하는 것은 신선함이라고 볼 수 있는데 물의 온도가 중요하다. 음수 탱크가 돈사 외부에 노출이 되거나 돈사 내부의 높은 곳에 위치해 있는 경우 물의 온도가 올라가 미생물 증식이 빨라질 뿐만 아니라 시원하지 않기 때문에 음수를 제한하게 되는 문제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여름에는 물을 많이 마실 거라고 착각을 하고 있는 경우가 흔한데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못한 것을 알 수 있다.

즉, 뜨거워진 물이 음수 장치 내에 사료 찌꺼기로 오염되고 부패가 일어나 음수 품질을 크게 떨어뜨리게 되므로 오히려 음수 섭취량이 늘어나야 하는 여름철에 정 반대의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다.

노출된 물탱크는 그늘막이나 단열 조치가 필수적이다. 돈사 내에서도 가능한 한 물탱크가 뜨거워지지 않도록 바닥에 위치시키고 순환모터를 이용하여 적정 수압을 유지하면서 신선한 물을 공급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사진) 음수 탱크의 관리

셋째, 밀사로 인해 음수 장치가 부족하거나 음수의 접근성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여름이 가까울수록 돼지들은 물이 나오는 곳을 점령하기 위해 노력하게 되고 서열에 의하여 음수 장치 앞에 누워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물을 마셔야 할 돼지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고 힘센 돼지들에 의해 방해를 받게 된다.

따라서 어느 한 지점에 음수 장치를 두게 되면 수요가 몰리게 되면서 물을 마시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므로 그에 대한 보완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밀사가 우려되는 농장에서는 플라잉 니쁠을 설치해 주면 물을 방해 받지 않고 비교적 자유롭게 충분히 마실 수 있도록 해 줄 수 있다.

실제 플라잉 니쁠은 물의 허실도 크게 줄여줄 수 있어서 물 장난이 심한 일반 니쁠이나 물이 오염되어 섭취량을 크게 떨어뜨리는 워터컵 장치와 비교해 볼 때 장점이 매우 크다.

넷째, 음수의 허실은 많은 오폐수의 원인이 된다. 특히 날씨가 더워지면 물장난이 심해지고 일반 니쁠은 계속 주둥이로 건드려서 물을 짜 놓는 경우가 많아진다. 결국 관리자는 니쁠의 수압을 낮추는 방식으로 대응하기도 하는데 매우 좋지 않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오폐수를 줄이기 위해 니쁠의 수압을 낮추는 것은 오히려 돼지의 성장 정체를 가져와 더 큰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습식 급이기에 달려있는 니쁠은 거의 잠가 놓다시피 한 경우도 볼 수 있는데 급이기의 형태에 따라 문제가 심해지므로 급이기의 선택에 특히 주의하여야 한다.

사진) 니쁠을 잠궈 놓은 습식 급이기

요즘은 급이기 업체들이 기존의 단점들을 많이 보완하여 개량이 되어 있고 좀 더 정밀한 급이가 되는 수입산 급이기도 쉽게 구할 수 있다. 과거처럼 습식 급이기에서 물과 사료가 혼합되어 더운 여름 부패가 일어나는 문제들은 올바른 급이기를 선택하여 충분히 개선이 가능하다.

사진) 관리가 용이한 습식 급이기의 선택

다섯째, 수질도 사료의 품질과 마찬가지로 일정하지 않다. 가뭄, 침출수 등으로 지하수가 오염도가 높아지거나 미생물이 활발하게 증식될 경우 돼지의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음수의 pH도 중요한 문제다. 물의 pH가 너무 높으면 세균 오염의 위험성이 증가하고 OTC, 콜리스틴 등 항생제의 용해도가 저하되며 미네랄 흡수도 감소될 수 있다. 반대로 pH가 너무 낮아도 음수 섭취량이 감소하고 황산염과 아목사실린의 용해도가 저하되며 위염 등 건강 문제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음수 중에 철(Fe)의 함량이나 경도가 높으면 파이프 라인에 칼슘과 철분이 축적되어 니플 막힘 현상이 쉽게 발생하고 음수 파이프 안이 좁아지게 되어 점점 물 섭취를 줄어들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수질을 정기적으로 분석하여 문제에 적절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

표) 음수 품질에 대한 기준

사료의 품질 이상으로 중요한 음수의 품질은 1년에 몇 번이나 확인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자.

음수 품질을 확인하기 위해 여름이 오기 전 수질 검사를 한 번 해 보는 것도 만일의 문제를 미리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카길애그리퓨리나 중앙분석실에서는 무상으로 고객 농가의 수질을 분석 제공하는 서비스를 연중 실시하고 있으므로 가까운 특약점이나 영업조직을 통해 문의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사진) 수질 검사를 위한 채수

[마무리하며]

위에서 언급된 음수 관리의 문제들은 농장에서 관심을 가지고 본다면 쉽게 개선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농장을 점검하다 보면 단순하고 기본적인 것들이 무시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

돼지들의 입장에서 물이 지저분하지 않은 지, 부족하지 않은 지, 시원한 지, 쉽게 마실 수 있는지 등을 살펴보는 것이 음수의 품질을 개선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이제 음수관리는 돼지의 성장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두고 일상적인 점검에서 우선 순위에 둔다면 밀사를 예방하고 악순환을 제거하는데 큰 차이를 만들어 주게 될 것이다.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에 ASF가 확산되면서 전세계의 돈가가 요동을 치고 있다. 우리나라도 잘 막아낼 수 있다면 돼지값은 고공행진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돼지가 잘 크지 않고 문제를 일으킨다면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수도 있다. 돈가를 떠나 농장의 건강함을 잃지 않는 것이 바로 수익성 높은 사업을 하는 기초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올 여름을 준비하기 위해 많은 것들을 고민하고 실천에 옮기는 농가들이 땀 흘린 보람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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