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우농장

인사이트줌

 Ruminant Farm Insight zoom

“고수익 비결은

송아지 초기성장 극대화”

 

월간한우 현병욱 기자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듯이 건강한 송아지가 한우농가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이는 모든 한우농가들도 공감하듯이 우량 송아지가 일반 송아지보다 유전능력이 월등히 뛰어나 사료효율이 좋고, 증체가 빨라 높은 출하체중과 육질등급 성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무리 우량 송아지여도 어린송아지부터 육성기까지의 사양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이 시기에 공급되는 영양분이 골격과 뱃고래 형성 등에 큰 영향을 미치며, 이것이 추후 출하성적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경북 안동시 와룡면 오천리 812에서 암소 120두, 육성우 80두 등 총 한우 200두를 사육하고 있는 박기주 대덕농장 대표는 이처럼 어린송아지 때부터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농장의 경쟁력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박 대표는 엔지니어로 수십년간 지내오다가 2007년 부모님을 모시기 위해 고향인 안동으로 내려오면서 암소 10두를 입식하며 한우산업에 첫발을 디뎠다.

박기주 대덕농장 대표(오른쪽)와 후계자인 아들 오종 씨(왼쪽)

그는 “고향에 내려왔을 때 지인 중 한우를 사육하는 분이 계셨는데 한우 사육은 내가 노력한 만큼 결과가 정직하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한우사육을 시작하게 됐다”면서 “사양관리 기술부터 개량 등을 공부하고, 농장에 접목시켜 나만의 사양관리 체계를 확립해 나갔다”고 말했다.

이후 개량을 통해 우량 송아지를 생산하여 비육시켜 출하함으로써 나름 안정적인 소득을 올리던 박대표는 2010년 11월 큰 시련을 겪었다. 개량을 통해 암소의 유전능력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와 본격적으로 우량 송아지를 생산해 소득을 창출할 일만 남았는데, 구제역 발생으로 그동안 개량했던 68두의 암소를 모두 살처분했기 때문이다.

“한우에 대해 아무런 제반지식이 없었던 만큼 남들보다 2배, 3배 더 열심히 공부해 개량을 실시하며 정성스레 사육한 암소가 땅속에 묻힐 때 저도 함께 묻히는 기분이었습니다. 아직도 그날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대덕농장은 인큐베이터 시설을 운영해 송아지를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빠른 우사 회전

한우에 대한 애정과 열정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던 박 대표는 마음을 추스른 후 2011년 암소 40두를 입식하며 한우 사육에 다시 한번 도전했다. 그의 재도전은 지역 내 농가들로부터 ‘대성공’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박 대표는 “보통 소득을 올리기 위해선 수송아지를 생산해 7~8개월령에 판매하거나 입식해 2년간 사육하여 출하해야 되는데, 2016년 아들이 후계자로 농장에 들어와 일손에 여유가 생겨 사육시스템을 철저하게 자금 회전 최대화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우시장에서 임신 말기의 암소를 구입한 후 송아지가 태어나면 어미 소는 바로 비육시켜 출하하고 있으며 생산된 송아지 중 유전능력이 뛰어난 암송아지는 번식을 위해 제외시키고, 나머지 송아지는 6~7개월령에 전량 가축시장이나 문전거래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출하시스템으로 인해 우사 회전이 연간 3회로, 수송아지를 직접 생산해 비육시켜 출하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귀띔하며 “이 사육방식은 임신 말기의 암소를 입식해 태어난 송아지의 폐사율을 얼마만큼 줄이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아무래도 직접 사육하고 있는 암소로부터 태어난 송아지보다 구입한 임신우로부터 태어난 송아지가 평균적으로 허약한 편”이라면서 “현재 농장에서 유전능력이 뛰어난 암소는 선발해 개량을 실시하고 있다. 이 암소들로부터 태어난 송아지는 평균 생시체중이 35kg 내외인데, 구입한 임신우로부터 태어난 송아지는 평균 생시체중이 24~25kg이며, 이중 14~15kg인 허약한 송아지도 더러 있다”고 덧붙였다.

인큐베이터 시설 운영

그는 “송아지의 생시체중이 작고, 허약한 송아지는 아무래도 질병에 취약해 폐사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농장에서 폐사하는 송아지는 대부분 사고사나 난산 등이며 10% 미만”이라면서 “또한 허약한 송아지라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가축시장에 내다 팔 땐 평균 시세보다 높게 형성돼 있으며 평균적으로 두당 50만원 정도 더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 대표는 지난해 암송아지 22두, 수송아지 46두를 가축시장에 판매해 암·수송아지 전국 평균 가격인 321만원·393만원보다 각각 48만원, 65만원 높은 369만원, 458만원을 받았다. 특히 자체 개량한 암소로부터 태어난 우량 송아지는 지인들이 농장으로 직접 찾아와 500만원 이상의 가격으로 구입해 가고 있다.

박기주 대표는 우사 기둥에 화이트보드를 부착하고 수정, 발정, 분만 등 기록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그렇다면 박 대표가 송아지 폐사율을 최소화하고, 허약한 송아지도 평균 시세보다 높게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충분한 영양분 공급을 통한 초기성장의 극대화가 가장 중요하며, 100% 개별관리 및 예방을 위한 백신접종을 실시하고 있다고 했다.

그의 송아지 사양관리를 살펴보면, 먼저 갓 태어난 송아지에게 면역력 증강제를 급여해주며, 생후 2일령이 되면 이유시킨 후 3개월령까지 조단백질 함량이 최소 24% 이상인 대용유를 아침·저녁으로 급여하고 있다.

특히 박 대표는 이유시킨 송아지를 우사 내 인큐베이터 시설을 만들어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이 인큐베이터 시설은 바닥에 보일러를 설치하고, ICT(정보통신기술) 기술을 접목해 온·습도 관리가 철저, 365일 내내 송아지가 쾌적한 환경에서 사육될 수 있도록 15~20℃로 유지시켜주고 있다. 또한 소독시설도 갖춰져 있어 매일 소독하고 있다.

이후 4개월령부터 가축시장에 판매하기 전인 7~8개월령까지는 조단백질 함량이 24% 이상인 배합사료와 고품질 조사료, 특히 티모시, 블루그라스, 비타민·미네랄 등으로 배합된 알티블루를 무제한 급여하고 있다.

청결한 우사 관리

박 대표는 “대용유를 급여하고, 매일 사양관리 측면에서 전부 세세하게 관찰하기 때문에 설사나 호흡기 질병으로 인한 폐사가 거의 없다”면서 “그동안 경험으로 볼 때 송아지에게 급여하는 대용유나 사료의 조단백질이 최소 24%가 돼야 성장인자들이 활발하게 활동해 소가 잘 성장하고, 마블링과 연관된 전구세포들이 증식한다. 즉, 초기에 성장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어린송아지 때 충분한 영양분을 공급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우를 사육하면서 느낀 것이 사료급여 등의 사양관리도 중요하지만 청결을 무시해선 안 된다. 사람도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야 건강하고 잘 크듯이 소도 마찬가지기 때문에 소를 사육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청결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사소한 것, 작은 것을 신경 쓰고 챙겨야 질병 걱정 없이 한우를 사육하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우사 내부를 청결하게 관리하고 있는 박 대표

박 대표는 음수조는 수시로 청소하고 사료조는 사료를 급여할 때마다 남은 사료는 버린 후 새로 깨끗한 사료를 급여하고 있으며, 우사바닥은 질면 소가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비용이 들더라도 바로 깨끗이 청소해주고 있다. 특히 우사 지붕을 개폐식으로 설계해 암모니아 가스 배출 등 환기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끝으로 박 대표는 “아들과 함께 한우를 사육하고 있는 만큼 일관사육체제로 전환하고, 600두까지 규모를 확장할 계획”이라며 “최종 목표는 도체중이 암소는 500kg, 거세우는 600kg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한우의 미래를 준비하는

한우인을 응원합니다!

본 컨텐츠는 월간한우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