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아지 생애 가장 중요한 날"

─ 초유의 중요성 ─

 

 

퓨리나 기술연구소 오준표 

 

세계적인 송아지 영양학자인 짐 퀴글리(Jim Quigley)는 송아지의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날이 언제냐는 질문에 주저없이 대답합니다. “송아지가 태어난 첫 날입니다.” 그 이유는 다름아닌 초유 때문입니다. 초유는 막 태어난 송아지의 건강에 필수적이고 설사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농장의 수익과 직결됩니다. 이번 기고문에서는 초유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초유의 필요성

초유는 소가 분만을 한 후 초기에 유방을 통해 나오는 물질을 말합니다. 초유가 중요한 이유는 송아지 건강에 필수적인 면역물질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표1>

한우와 같은 반추동물은 여느 단위동물과 다르게 태반을 통해 송아지한테 면역물질을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초유를 통한 면역물질 전달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즉, 송아지는 태어날 때 몸에 어미로부터 받은 면역물질이 하나도 없는 상태이고, 초유를 통해 면역물질을 빠르게 전달받지 못하면 주변 병원균에 노출되어 질병에 감염될 위험이 높아지게 됩니다.

<그림1> 분만 직후 초유 급여했을 때(0시 라인) 혈중 면역물질 농도가 40시간이 지날 때까지 가장 높았고, 초유 급여 시간이 늦어질 수록 농도는 낮아지게 됨. 전체적인 혈중 면역물질 농도 증가를 감안했을 때 최소한 분만 후 4시간 이내에는 초유를 급여해야 함을 보여줌

어미의 초유 내 면역물질은 분만 후 시간이 지날수록 그 함량이 낮아집니다.  동시에 송아지의 면역물질 흡수 능력 역시 떨어지게 됩니다. 이로 인해 송아지가 태어나고 나서 바로 초유를 급여했을 때만 송아지 혈중 면역물질 농도가 가장 높게 형성이 되고(그림1의 0시 라인), 초유 급여 시간이 늦어질수록 송아지 혈중 면역물질의 농도는 낮아지게 됩니다(그림1의 4시, 12시, 24시 라인 순).

<그림2> 적색 라인(IgG > 10mg/mL) = 적정 초유 급여 vs 회색 라인(IgG < 10mg/mL) = 초유 급여 부적절

송아지 혈중 면역물질이 충분치 않으면(즉, 혈중 IgG가 10mg/mL 이하이면), 우사 바닥, 어미소 몸체, 동거축 및 공기 등의 병원균에 대한 면역 반응이 낮아지게 되어 호흡기질환, 감염성 설사증 등의 질병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런 질병이 빠른 시일 내에 치료되지 않거나 다른 질병과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송아지가 폐사에 이르게 됩니다. 그림2와 같이 적정 초유를 급여하지 않은 개체군(회색 라인)은 적정 초유 급여한 개체군에 비해 분만 후 56일령까지 전체적으로 생존율이 낮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적정 초유를 급여하지 않았을 때 질병으로 인한 폐사율이 높았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초유 중에는 면역물질 이외에도 송아지의 성장에 꼭 필요한 IGF-1, 인슐린, 프로락틴, 락토페린과 같은 생리활성물질과 성장호르몬 등이 많이 존재합니다. 특히 IGF-1는 송아지의 반추위, 소장 및 대장 발달을 자극하는 물질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적정 초유 급여 시 면역력 증진에 따른 질병 저항성 향상뿐만 아니라, 송아지의 성장 및 장관 발달을 향상시키는 이점까지 있습니다.

초유의 품질 평가

<그림 3> 브릭스 당도계 사용법 – 소량의 초유를 착유하여 한방울을 브릭스 당도계에 담음 => 브릭스 당도계의 뷰파인더를 통해 눈금을 확인 => 눈금이 높을수록 초유 내 면역물질 함량이 높음

초유 내 면역물질은 실험실 분석으로 정확히 분석이 가능하나 농장에서도 브릭스 당도계를 통해 간단 분석이 가능합니다. 초유를 소량 착유하여 한방울을 브릭스 당도계에 담고 뷰파인더를 통해 보면, 그림3의 세번째 사진과 같이 브릭스 당도가 표기됩니다.

<그림4> 

브릭스 당도가 높을 수록 송아지 혈중 면역물질의 함량이 높아지는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에(그림4 참조), 브릭스 당도계를 이용하여 초유 내 면역물질 함량을 간접적으로 간단 분석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초산의 경우 일반적으로 초유 내 면역물질이 낮고 유전적으로도 낮은 개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브릭스 당도계를 이용한 초유 면역물질 함량 분석은 퓨리나사료를 통해 서비스 받을 수 있습니다. 서비스와 관련하여 퓨리나사료 축우지역부장 또는 특약점에 문의하시길 바랍니다.

초유가 부족할 때

브릭스 당도계 결과 상 초유 내 면역물질 함량이 낮은 경우나, 어미의 초유 분비 부족, 어미의 폐사 또는 수유 거부 등으로 적정량의 초유 면역물질 공급이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어미가 폐사하거나 분만 직후 젖이 아예 나오지 않을 때는 낙농목장 또는 지자체 초유은행에서 냉동초유를 구하거나, 시판 초유 대용유를 구입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분만 직후 젖은 나오나 어미가 수유를 거부하는 경우도 가끔 있는데, 이 경우도 그 어미로부터 초유 전량을 착유하기가 매우 힘들기 때문에 냉동초유 또는 시판 초유 대용유를 사용하는 것이 손쉬운 방법입니다. 시판 초유 대용유는 일부 동물병원에서 수입해서 판매를 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첨가제회사에서도 취급을 시작해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습니다.

<그림 5> 송아지 강제 경구 투여기(Stomach tube/Esophageal tube) 및 적용 장면

냉동초유를 해동하거나 초유대용유를 희석해서 준비한 다음에, 보통 젖병에 담아서 급여하게 되는데 송아지가 자발적으로 섭취한 양만큼만 급여 가능하게 됩니다. 하지만 초유 또는 초유대용유의 면역물질을 충분히 공급하려면, 필요한 초유 양을 강제적으로 급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그림5와 같은 강제 경구 투여기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튜브가 기도로 들어가지 않도록 요령을 익히면 큰 어려움 없이 안전하게 급여할 수 있습니다.

초유 내 면역물질 함량이 낮거나 적정 초유라도 분비량이 적은 경우라면, 시판하는 면역물질보충제를 바로 급여하는 게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주사기 형태로 되어 있고, 소량만 급여해도 되도록 농축되어 있어서 간편하게 경구로 강제투여할 수 있습니다. 면역물질과 생균제를 혼합하여 공급할 수 있도록 만든 제품도 있어서 소화율 증진 및 설사 예방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냉동초유의 면역물질 함량이 낮은 경우도 있을 수 있는데, 이 경우에도 면역물질보충제 급여로 보완할 수 있습니다.

한우는 작업자의 특별한 조력 없이도 송아지 분만을 잘 해냅니다. 야간에 혼자 분만을 할 때도 많습니다. 따라서 자주 관찰을 하지 않으면 분만 후 어미소가 송아지에게 초유 급여를 위해 젖을 물리는지 확인을 못할 때가 많습니다. 특히 난산이나 허약 송아지의 경우 빠르게 기립하지 못하는데, 그 경우 초유를 제 때 섭취하지 못해서 면역물질 흡수 타이밍을 놓치기 일수입니다. 따라서 송아지 분만 즈음에는 관찰 빈도를 높여 분만 후 어미소가 초유 급여를 위해 젖을 물리는지 꼭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립이 지연되는 난산 개체나 허약 송아지의 경우는 셀레늄+비타민E 합제 주사를 놔서 빠르게 기립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송아지가 태어난 날, 송아지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날입니다. 철저한 초유 급여 관리로 송아지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폐사율을 낮추는 것이 농장의 수익을 극대화시키는 길임을 명심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