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우기술

인사이트줌

 Ruminant Technology Insight zoom

지속 가능한 축산을 위한

친환경 사료의 개발

 

오준표 카길애그리퓨리나 전략마케팅기술부 축우연구기술부장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는 지난 130여년(1880~2012)동안 지구의 평균 기온이 0.85℃ 증가하였다고 보고하였다(IPCC, 2014). 특히 최근 30년 간의 기온 상승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드러났다(그림1). IPCC의 2018년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속도로 지구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2030~2052년 사이 1.5°C를 초과할 전망이라고 한다(IPCC, 2018).

이러한 지구온난화는 기록적인 폭우, 폭염, 폭설 등의 결과를 만들어낼 뿐아니라, 농축산 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면, 지구의 평균기온이 1°C 상승할 때, 가축의 고온 스트레스 중가로 인한 생산성 감소, 고온성 병해충 증가, 농작물 재배적지의 재설정 등이 발생한다. 2°C 상승할 경우에는 쌀 생산 감소, 농경지 침수, 해수면 상승 등이 일어난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우리나라의 평균기온 상승 정도는 지난 100년간 1.6°C로 지구 평균의 2배이다(기상청, 2021). 

그림1. 1850-1900년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진 지구 평균 기온 (IPCC, 20218)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전지구적 노력은 1992년 유엔기후협약으로부터 시작하여 교토협약, 파리협정 등 지난 30여년간 지속되어 왔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유럽연합을 비롯하여 미국, 일본, 중국 등 세계 주요 국가들은 탄소 중립 선언을 함으로써 이러한 노력을 구체화시키고 있다. 탄소중립 또는 탄소 제로란 일정량의 온난화가스를 대기 중에 배출하였다면 그 만큼의 온난화가스를 대기 중으로부터 제거하여 순배출량이 0이 되는 것을 말한다. 2019년 9월 기후정상회의에서 세계 65개 국가가 탄소중립을 선언하였으며 현재 약 120여개 국가가 탄소제로를 추구하는 국제동맹에 참여하고 있다(Climate Action Summit, 2019).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국제적 대열에 합류하였다. 지난해 10월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에서 2050넌까지 온실가스 순배출이 0인 국가를 만들겠다는 ‘2050 탄소중립’ 선언을 하였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순배출량은 2018년 기준 약 686백만톤C02eq (이산화탄소 환산톤)로 전세계 8위에 해당하는 먄큼 적극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참여해야 할 당위성이 있다(국가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 2020). 정부는 지난 12월 ‘2050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과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정부안을 확정하고, 에너지 산업, 수송, 건물 등 부분별 감축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축산 분야의 온실가스에 대한 기여도는 얼마일까? 환경부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농업 분야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약 21.2백만톤C02eq로 우리나라 총배출량의 약 2.9%이다(국가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 2020). 이 중 가축의 장내발효와 가축분뇨처리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각각 4.5, 4.9 백만톤C02eq이다. 즉 국가 총배출량에 비하면 축산 분야의 국내 온실가스 기여도는 약 1.29%로 볼 수 있다. 비록 국내 전체 온실가스에 대한 기여도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축산 분야 역시 2050년 탄소 중립 사회로의 전환이라는 큰 변화에 동참해야 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관계부처와 협력하여 축산분야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실행해 왔고 앞으로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 사업의 확대, 탄소 배출권 거래제도의 정착, 저탄소 축산물 인증 제도, 축종/사양 단계별 조단백질 표시 함량 기준 강화 등이다(한국 농촌경제연구원, 2018; 농림축산식품부, 2021). 이러한 정부의 방향과 움직임 속에서 사료업계는 기민하게 반응하고 한 발 앞서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소위 친환경 사료로의 전환이다. 축산에서 배출되는 온난화 가스는 크게 장내발효로 인한 메탄과 분뇨에서 빠져나오는 아산화질소가 있다. 사료는 이 두 가지 온난화가스 생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그림2. 반추동물의 장내 발효로 인한 메탄 생성 과정

가축의 장내발효로 인한 온실가스는 대부분 반추동물의 반추위에서 만들어진다. 반추위에 서식하고 있는 메탄균이 이산화탄소와 수소를 이용하여 메탄을 생성한다(그림2). 메탄은 같은 앙의 이산화탄소에 비해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약 30배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0년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메탄 배출계수는 젖소의 경우 118kg/head/year, 한/육우의 경우 47 kg/head/year로 추정하였고 이는IPCC의 Tier1 방법으로 계산되었다.

반추위의 메탄생성을 억제하고자 하는 노력은 전세계적으로 이미 오래 전부터 지속되어져 왔다. 그리고 최 근 지구 온난화에 대한 이슈와 더불어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반추위 메탄 생성 억제를 위한 전략은 크게 4가지로 구성된다. 1)사료구성 변화, 2)메탄생성의 원료인 수소의 이용(H2 sink), 3)메탄균 직접 억제, 4)메탄생성과정 빙해이다(Patra, 2016). 사료의 원료 중에는 그 특성으로 인해, 메탄 생성을 감소시키는 원료들이 있다.

예를 들면 전분은 반추위 pH를 감소시켜 주요 휘발성 지방산의 일종인 프로피온산의 생성을 증가시키고 이는 메탄 생성의 원료인 수소를 이용하기 때문에 메탄의 양이 줄어든다. 지방 원료는 미생물의 조사료 이용성을 감소시켜 아세트산의 생성을 방해한 다. 이로 인해 아세트산의 생성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소의 양을 감소시킨다. 질산염과 같은 물질은 메탄균이 이용해야 할 수소를 대신 이용함으로써 메탄생성을 저해할 수 있다.

식물에서 추출한 대사물질(Secondary metabolite) 중 메탄균을 직간접으로 억제하는 사포닌, 이센셜오일 등도 연구되어져 왔다(Oh and Hristoy, 2016). 메탄 생성 과정을 방해하는 메커니즘은 메탄균 안에서 메탄이 생성되기 위해 필요한 효소(Methylcoenzyme M)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도록 저해하는 기작이다(Duin et al., 2016).

현재 세계 여러 나라에서 진행된 동물실험의 결과로 보면 생산성에 악영항을 주지 않으면서 지속직인 메탄 저감 효과를 일관적으로 보이고 있는 전략은 ‘메탄 생성과정 방해’이다. 최근 언론에 의해 조명되었던 홍조류와 세계 여러 대학에서 다양하게 테스트 되었던 DSM의 3-nitrooxypropanol의 메탄저감 효과도 같은 메커니즘이다(Vijn et al.. 2020). 또한 H2sink 역할을 하는 질산염의 경우도 많은 동물실험에서 지속적인 메탄 저감 효과를 보였다(Olijhoek et al., 2016).

아쉬운 점은 이러한 메탄저감 물질들이 아직 국내에서 실험적으로 연구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환경 조건과 주요 축종인 한우를 이용한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우리나라 자체적으로 메탄 저감 물질 또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중장기적으로 해 나가야할 일이다. 사료업계에서는 대학 및 연구기관과 연계하여 이러한 메탄 저감 사료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저탄소 친환경 축산으로의 변화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축산에서 배출되는 주요 온난화가스로는 메탄 외에도 아산화질소가 있다. 반추동물의 경우, 사료로 공급되는 단백질은 상당 부분이 반추위 내에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고 암모니아가 생성된다. 미생물에 의해 이용되고 남은 암모니아는 반추위 벽으로 흡수되어 간으로 이동되고 간에서 요소로 전변된다(Reynolds and Kristensen, 2008).

생성된 요소는 미생물의 생장을 위해 반추위로 재분비되거나 분뇨로 배출되는데, 이 양이 젖소의 경우 사료단백질의 약 30%정도다(Oh et al., 2015). 뇨로 배출된 요소는 그 자체로 휘발성이 있지는 않으나 분에 있는 요소 분해 효소와 만나면 상당 히 빠르게 암모니아로 가수분해가 된다(Bussink and Oenema.1998). 암모니아는 휘발성을 띠어 공기 중으로 배출되거나 토양 미생물에 의해 산화되어 아산화질소(N20)로 전변된다(Wu et al., 2020).

아산화질소는 강력한 온난화가스 중 하나로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같은 양의 이산화탄소보다 265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USEPA, 2010). 사료 내 조단백질의 함량이 많을수록 반추위 암모니아 생성은 증가하고 뇨로 빠져나가는 질소의 양도 증가한다(Reynolds and Kristensen, 2008). 연구에 따르면, 사료 내 조단백질 함량이 1% 감소하면 암모니아 배출은 평균 17% 감소한다고 한다(Sajeev 등, 2018). 그렇다고 사료의 조단백질의 양을 무한정 낮출 수는 없다. 조단백질의 양이 동물의 요구량보다 적을 경우 섭취량 및 생산성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Giallongo et al., 2017).

이런 이유로 사료단백질의 이용 효율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사료의 단백질이 동물에 의해 최대로 이용되고 최소한의 질소만 배출되도록 하는 것이 농가의 수익과 환경에도 이롭다. 그렇기 때문에, 조단백질의 양으로만 사료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아미노산의 조성이 균형되어 있는지가 중요하고 반추동물에서는 반추위 우회단백질의 함량, 더 나아가 소장에서 흡수되는 아미노산의 함량 역시 고려되어야 한다. 

카길이 실시한 소비자 설문에 따르면, 우리나라 응답자의 54%가 지구 온난화가 자신에게 중요한 이슈라고 응답했고, 저탄소 발생 제품을 구매하는 데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57%가 ‘그렇다’고 응답을 하였다(Feed4thought, 2021). 같은 설문에서 축산이 얼마나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는 평균 33%로 응답을 하였다. 축산물을 소비하는 소비자의 환경에 대한 관심이 많이 높아져 있으며 축산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음을 알 수 있는 조사결과이다.

축산에 대한 소비자의 이런 인식을 사료업계에서는 위기요소로 받아들여야 한다. 대체육(식물성 고기, 배양육)시장이 점차 커져가는 것도 이러한 인식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축산이 실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보다 훨씬 더 많은 주목과 비난을 받는 것은 불합리한 것이나, 이러한 관심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지속 가능한 축산 사료 산업을 위한 친환경 축산으로의 전환에 사료 업계의 적극적인 참여와 변화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