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기술

인사이트줌

 Hog Technology Insight zoom

"바이오가스플랜트가

만드는 상생"

 

 

카길애그리퓨리나 박경호 부장 

 

10년 전 북한에 바이오가스플랜트 기술을 지원하기 위해 평양에 있는 평양돼지 공장(평양 양돈농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 바이오가스플랜트에서 생산된 비료의 활용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우리 평양돼지공장 주변의 농사가 평양에서 가장 잘됩니다!“라며 얘기하는 현지 농장 담당자의 말을 듣고 그 이유를 바로 알 수가 있었다. 비료 수급이 어려운 북한에서 돈분뇨가 귀중한 비료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축분뇨 비료의 소중함은 우리의 속담에서도 알 수 있다. 우리는 주변 사람이 잘되는 것을 기뻐해 주지는 않고 오히려 시기하고 배 아파한다는 의미로 우리는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표현을 자주 한다. 하지만, 이 말은 일제 강점기를 지나며 바뀐 잘못된 의미가 아닌가 생각된다. 예전 비료가 귀한 시설 사촌이 땅을 사면 비료가 필요했기에 배가 아프다는 좋은 의미와 사촌이 땅을 사면 품앗이를 해줘야 했기에 아프다는 꾀병을 낸다는 해학적인 의미로 파악해야 한다.

이렇게 우리나라 역시 축산업은 중요한 먹거리 산업으로 가축분뇨는 친환경 비료로써 중요한 가치가 있고 지역사회에 ’상생‘하는 관계였다. 하지만, 현재 국내 축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은 좋지만은 않다. 축산시설은 마을에 악취 및 환경문제를 발생시키는 원인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양돈농가는 변화하는 정책에서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노력했음에도 마을에 마음의 빚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축산업은 농업분야의 40%가 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안전한 국민의 먹거리를 공급하고자 많은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 축산업과 관련한 환경문제, 악취, 병반, 동물복지 등의 문제가 가중되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로 양돈농가는 가축분뇨 처리에 큰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관련하여 기존의 가축분뇨 처리방식과 최근 가축분뇨를 에너지 자원화하며 지역사회와 같이 상생할 수 있는 바이오가스플랜트 사업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한다.

[본문]

우리나라 가축분뇨는 그동안 아래의 자원화 모델을 통해 고액분리 후 퇴비화, 액비화, 정화처리의 방식을 통해 처리되어 왔다.

그림 1. 가축분뇨 자원화 모델 (기존 가축분뇨 처리 방식)

이러한 자원화 모델은 가축분뇨를 효율적으로 자원화하고 정화 처리하고자 만들어졌으며 가축분뇨의 주 처리방식으로 확산되어 왔다. 하지만 최근 많은 이슈('중금속 기준치 초과, 염화제이철 사용, 수분조절제 수급문제 및 비용증대 등으로 인한 퇴비생산 문제'와 '방류기준 강화로 인한 투자 및 처리비용 증대, 효율의 안정성 문제', '액비의 품질문제 및 살포비 증가와 살포지 부족 등의 문제'와 공통적인 '악취문제')로 인해 분뇨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양돈농가가 쉽게 가축분뇨 처리 방법을 결정하고 운용하기란 쉽지 않다. 

가축분뇨 처리 및 악취 문제와 같이 축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에 저해가 되는 요소를 없애기 위해선 가축분뇨의 다양한 처리방법 중 어느 것이 과연 지속적인 솔루션이 될 수 있는지를 판단하여 국가가 지원정책 및 패널티제도를 과감히 펼쳐나가는 것이 중요한데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선진국의 가축분뇨 자원화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바이오가스플랜트이다.

바이오가스플랜트는 기존의 가축분뇨처리 공정과 비교하여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소요된다는 점과 생산된 액비를 살포할 부지가 확보되어야 하는 등 단점도 있지만 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기에 간략히 바이오가스플랜트의 장점과 공정을 정리하였다.

그림 2. 바이오가스플랜트 적용 모델 (바이오가스플랜트를 통한 자원순환 및 지역과 상생사업 추진)

[바이오가스플랜트 장점]

1. 집수조-발효조-액비저장조 등 기본 공정이 밀폐형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고액분리 없이 전량 발효조로 투입할 수 있어 악취발생을 최소화 할 수 있다.

2. 혐기성 발효 시 생산되는 바이오가스를 통해 열병합발전기를 가동하여 신재생에너지인 전력생산과 미활용 열을 활용 할 수 있다.

3. 이렇게 생산된 신재생에너지인 전력은 한국전력 등 판매를 통한 수익과  REC(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Renewable Energy Certificate) 판매 수익 및 미활용 열의 활용을 통한 수익과 온실가스 감축 수익 등을 얻을 수 있다.

4. 혐기발효의 안정적인 효율을 통한 악취 없는 좋은 품질의 친환경 퇴•액비를 생산 할 수 있다.

5. 미활용 열을 지역에 무상지원 함으로써 환경에너지타운사업과 같은 마을이 실질적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사업 연계가 가능하며 마을과 상생사업을 할 수 있다.

6. 가축분뇨를 기존의 처리방식이 아닌 혐기발효하고 신재생에너지 생산 및 활용, 화학비료 대체 등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 및 환경오염을 저감할 수 있다.

7. 기존 처리시설에서 사용되는 응집제, 응집보조제, 소포제와 같은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시설의 수명이 길어 운영비를 저감할 수 있다.

[바이오가스플랜트 공정] 

그림 3. 바이오가스플랜트 공정 모식도 (전 공정 밀폐시스템으로 악취 발생을 최소화하였으며 가축분뇨 혐기발효 시 생산되는 바이오가스를 활용하여 신재생에너지인 전력 생산)

1. 반입저장조 : 가축분뇨가 배관 또는 이송차량을 통해 모여지는 곳으로 일정한 시간, 일정한 양을 균등분배하여 혐기발효조로 투입할 수 있게 해준다. 

2. 혐기발효조 : 가축분뇨를 발효하는 공간으로 완전 밀폐된 공간에서 중온(35℃내외) 또는 고온(50~55℃)발효를 통해 가축분뇨 내 유기물을 혐기성 미생물에 의해 바이오가스로 전환한다. 주요시설로는 발효액을 일정한 시간 지속적으로 교반해 주는 교반시설과 발효조 내 성상의 변화 및 교반 등의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는 관측창 및 계측장비, 혐기발효조에서 발생된 바이오가스를 저장해 주는 가스포로 구성되어 있다.

3, 열병합발전시설 : 가스포에 저장된 가스포는 바이오가스 전용 배관을 통해 열병합발전기로 이송되어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이때, 열병합발전기의 수명과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열병합발전기로 들어오기 전 바이오가스 내 수분, 황 등을 제거하는 시설을 거치게 된다.

4.  액비저장조 : 발효가 완료된 가축분뇨는 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고액분리를 하거나 전량 액비저장조로 이송되는데 이때 필요한 시설이 액비저장조이다. 액비저장조는 가축분뇨 발효액의 성상을 더욱 균일하여 완숙비료(색도, 암모니아성질소 제거 등)를 만드는 역할과 농작물이 자라는 시기와 땅이 얼었을 때 비료를 살포할 수 없으므로 살포를 하지 못하는 기간 동안 비료를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국내 바이오가스플랜트는 약 100여개가 설치되어 있다. 그 중 공공처리장에 적용되어 있는 바이오가스플랜트가 가장 많고 이러한 공공형과 과제로 지어진 플랜트를 제외하면 국내 약 12개의 바이오가스플랜트가 운용 중에 있다. 숫자는 아직 적지만 가축분뇨, 음식물 등 반입 유기물을 전량 자원화하고 운용비용 최소화,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수익창출, 지자체의 운용비 지원 등을 받지 않고 자체 운용을 통한 수익을 창출하는 등 성공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최근 국내 바이오가스플랜트를 필요로 하는 양돈농가의 수요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투자비가 많이 소요되는 시설인 만큼 이를 지원하고자 농림축산식품부는 70%지원사업(국비50%, 지방비 20%)을 운용하고 있지만 지원사업 개수가 최근 2년간 년 1개 사업에 머물러 있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수요를 만족하기에는 역부족이라 대형농장 및 지역의 농장들이 협력하여 바이오가스플랜트를 민간투자사업으로 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융자 및 투자비용의 이자비용이 높아 쉽게 투자하지 쉽지 않은 데다가 지역 민원 등을 해결해야 함으로 이 또한 쉽지 않다.

가축분뇨를 친환경적으로 에너지화 자원화한다고 해도 민원해결 및 바이오가스플랜트 확산이 쉽지 않은 것이 국내 현실이다. 그럼 해외 바이오가스플랜트는 어떻게 성공을 통한 확산을 할 수 있었을까? 그 해답을 독일 사례를 통해 간략히 찾아보기로 한다.

독일은 현재 약 12,000여개의 바이오가스플랜트가 설치 및 운용 중에 있다. 이러한 바이오가스플랜트의 확대보급이 가능한 원동력은 어디에 있을까? 정부의 일관되고 지속적인 신재생에너지 지원정책이 원동력의 하나이다. 원전을 뒤로하고 신재생에너지확대를 위한 인센티브 등 다양한 지원 및 노력을 통해 현재 독일 전체 전력의 약 30%를 신재생에너지가 대체하고 있다. 

바이오가스플랜트 기술개발에 있어서는 독일에 가장 잘 맞는 표준화 모델을 만들고 지속적인 개선 노력과 각 부품별 전문기술회사를 양성하여 가격을 낮추고 효율을 높였으며 바이오가스플랜트와 관련된 실무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정부 및 민간 전문가를 통해 지역과 농장, 규모에 맞는 바이오가스플랜트 설계 컨설팅을 통해 성공적인 플랜트를 만들어 가고 있다.

독일 바이오가스협회의 역할과 독일 농가의 자세도 중요한 성공 원동력이다. 독일 바이오가스협회는 독일 내 바이오가스플랜트 기술 및 개선사례 공유, 학술회 및 기술 정보지 발간, 정책 개선 등의 노력을 해나가고 있으며 독일 농가 역시 바이오가스플랜트에 대한 기술 습득 및 수익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와 비교하여 독일은 넓은 토지를 보유하고 있어 퇴•액비 살포가 용이하고 옥수수 싸일리지 등 바이오가스 생산량을 높이는 작물을 활용 할 수 있다는 환경적인 장점도 독일 바이오가스플랜트 확산 원동력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도 독일과 같이 바이오가스플랜트가 지속적인 확산이 되기 위해선 다양한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국내 적용된 바이오가스플랜트의 장단점 분류 및 기술개선, 바이오가스플랜트 수익증대를 위한 규모별 REC 가중치 증대와 인센티브제도 확대 등의 수익적 요소와 퇴•액비 살포지 확대와 제도 간소화 등의 노력이 필요시 되며, 한정된 정부지원 사업으로 인한 바이오가스플랜트 수요를 확산하기 위해 독일 등 선진국처럼 정부가 축산업의 가축분뇨 문제 해결 및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위해 이자비율이 낮은 융자금을 지원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독일 등 선진 축산업은 바이오가스플랜트를 통해 축산업이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온실가스 감축, 수익증대의 장점을 통해 가축분뇨가 대중에게 '자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부분이 바로 서두에 얘기한 '상생'이 아닐까 생각된다. 축산업만의 성장을 두고 얘기할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지속적으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가축분뇨가 처리대상이 아닌 '자원'으로 인식되고 양돈농가와 마을이 상생하는 행복한 상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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